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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작가 후기 I by Dorota Podlaska (Poland)

SAP2010 - ARIA 국제 레지던시
입주작가 후기 I by Dorota Podlaska (Poland)




1) 프로젝트 초기 진행과정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는 나의 협업 작가인 이주영과 함께 나눈 대화를 통해 생성되었다. 최종 프로젝트는 석수시장과 이 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적인 삶과 일에 대한 나의 관심에 의해 영감을 받았다. 어느 나라를 방문하던 나는 사람들의 일상 생활과 습관에 가장 흥미를 느낀다. 나는 석수시장의 현란하고 다채롭고 활기찬 모습과 상인들의 온정과 다정함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석수시장의 이런 모습에 대한 관심을 결합하고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 위해 우리는 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신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 작업은 상인들의 이야기와 인용문에 토대를 두고 텍스트와 그림들을 결합하여 제작되었다. 또한 우리는 신문이 주로 나쁜 뉴스를 게재하는 일반적인 경향에 반하기로 결정하고, 시장 상인들에게 좋은 이야기와 소식에 대해서만 물었다. 그리고 우리의 프로젝트를 ‘행복신문 시리즈 – 석수시장‘이라고 명명했다. ‘

2) 프로젝트 진행과정
프로젝트의 기반을 인터뷰에 두기로 계획하고, 협업작가 이주영은 내가 준비한 일련의 질문을 토대로 시장상인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나아 갔다. 한국인으로서 그녀는 신문의 주인공인 시장상인들과 보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대화를 글로 기록하고 편집할 수 있었다. 또한 그녀는 한국어 텍스트를 내가 드로잉으로 복제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었다. 나는 한글을 쓰고 읽을 수 있지만 나의 한국어 이해력은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글을 쓴다기 보다는 글씨를 그려나가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우선 나는 시장 상인들과 친해지고 가까워지기 위해 시장과 상점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시장 상인들은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항상 열광적으로 반응했고, 상점 안에서 그림을 그리는 나의 행위는 많은 손님들의 관심을 끌어들였다. 그리고 이 그림들은 신문을 위한 삽화로 사용되었다. 텍스트와 그림을 비롯한 신문의 전체 디자인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졌고, 나는 그림과 드로잉 그리고 손으로 쓴 텍스트로 구성된 신문을 제작하였다. 후에 나는 이렇게 완성된 원형 신문을 스캔하여 대형사이즈 신문과 A4 사이즈 복사본의 두 가지 종류로 발간하였다.

3) 프로젝트
석수시장은 이곳 사람들이 만들어 낸 자신 만의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행복 신문의 발간을 통해 우리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희망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현실의 중요한 부분으로 주목하고 그들에게 좋은 소식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각 개인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랬다. 행복신문을 나눔으로써 상인들은 더 이상 익명으로 남지 않고 자신의 지역 공동체와 보다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행복신문은 대화의 출발점이 되어 이웃 간에 친근한 분위기와 친밀감을 형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매일의 일상적인 사건과 경험들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전환 될 수 있다.
행복신문은 어머니 떡집, 과일가게, 부산 건어물가게, 전남 순대국밥 집, 김밥 천국, 속초 건어물 가게, 진우 전파사, 리빙 마트, 완도 수산, 중앙 미용실 등의 각기 다른 상점에서 수집된 11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 이주영이 수집하고 편집한 이야기들 중 두 개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남 순대국밥 집
석수시장에 위치한 전남 순대국밥 집 안주인 김순옥씨는 10년 째 석수시장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박달동에 살고 있고, 최근에 새 집을 사서 이사하셨습니다. 새로 이사간 아파트가 넓어서 아주 행복 하다고 하십니다. 파란색과 김치를 좋아하는 김순옥씨가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입니다. 슬하에 딸 둘을 두신 김순옥씨의 올해 바람은 자녀의 결혼과 가족의 건강 이라고 합니다. 순대국밥 집 아주머니는 떡집 아주머니와 가장 친하시다고 합니다.

중앙 미용실
석수시장 건너편에 위치한 중앙미용실 원장님 이유순씨는 28년 째 한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가족 구성원은 남편과 딸, 아들 이렇게 넷이고 현재 산본에 살고 있고, 초록색을 가장 좋아하고 밥이 가장 맛있다고 하십니다. 딸아이는 지금 IT 업계에 종사하는 남편을 따라 일본에서 살고 있고, 아들이 올해 7월 4일 결혼을 했습니다. 이유순씨는 특별한 바람 없이 지금처럼 건강하게 하루하루 꾸려가는 것에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부부가 함께 취미로 사진을 찍으신다는 이유순씨는 최근에 안양문화회관 (현 안양 아트홀)에서 전시회를 했습니다.

4) 오픈 스튜디오 + 페스티벌 기간 동안의 전시
행복신문은 두 가지 방법으로 프레젠테이션 되었다. 벽보 형식의 대형 신문은 ‘우리마트‘와 석수시장 사이에 위치한 터널 한쪽 벽면에 설치되었고,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큰 관심을 가지고 신문을 읽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각각의 상점 주인들에게는 모든 이야기들을 담은 A4 사이즈의 신문 복사본 묶음이 선물로 제공되었다. 이를 통해 그들은 다른 상점주인들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었다. 그들은 신문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 하였으며, 꼼꼼하게 읽고, 가게 외부에 자랑스럽게 걸어 두기도 하였다.

5) 예술매개와 예술교육 프로그램


예술교육프로그램
‘행복신문’, 2010년 8월 27일, 스톤앤워터 갤러리

‘행복신문’이라는 제목의 예술교육 워크숍은 석수시장의 상점주인들에 대한 신문을 제작하는 나의 프로젝트와 동일한 제목과 주제로 진행되었다. 9 – 10 세 연령의 아이들이 참여한 이 워크숍의 목적은 기쁜 소식들을 담은 한 장의 신문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글과 이미지를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본격적인 신문 만들기에 앞서 가벼운 연습으로 아이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단어들, 좋아하는 물건이나 숫자, 좋아하는 친구와 색깔 등을 글로 써보도록 하였다. 나는 그들이 행복과 행운이라는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단어들을 사용하기를 바랬다. 아이들에게 여러 종류의 과일이 주어졌고, 그 과일들 중 각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무엇인지 투표하는 게임을 하면서 친근한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본격적인 신문 작업은 아이들이 신문의 제목을 지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아이들은 이전연습과정에서 자신들이 썼던 단어들을 사용해야 했다. 아이들은 실재 신문에서 웃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오려내어 신문 삽화로 사용될 콜라주를 만들었고, 이 삽화 속 사람들이 왜 행복한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 미리 고안된 레이아웃이 아이들에게 주어졌으며, 우리는
신문의 구성과 레이아웃의 다양한 스타일에 대해서도 함께 토론했다.
아이들과 함께한 작업은 매우 성과가 좋았다. 그들은 콜라주를 위해 사진을 고르데 매우 집중했으며 신문의 구성과 어떤 사진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했다. 이처럼 아이들이 작업에 집중하는 모습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타이틀의 문양은 개별적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졌고 이야기는 모두 매우 흥미로웠다. 수업을 즐겁게 마무리하기 위해 우리는 과일 파티를 하면서 수업을 마감했다. 나는 아이들이 각자 자신이 만든 작품을 들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고, 모든 신문들은 하나로 묶여서 아이들에게 추억 어린 선물로 주어졌다.





예술매개 프로그램
요리 워크숍, 2010년 9월 11일, ‘춤추는 요리사 – 메뉴 없는 식당‘

예술매개 프로그램으로 나는 비트 뿌리 beet root를 사용한 전통적인 폴란드 수프인 ‘바스크스 Barszcz‘를 만들었다. 비트 뿌리로 만든 수프는 동유럽에서 매우 대중적인 음식으로 이 워크숍의 목적은 내가 만든 무료 음식을 사람들에게 접대하고 함께 나누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요리하는 것과 먹는 것은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함께 모으는 사회적 활동이다. 바스크스는 아름다운 붉은 색의 채소인 비트 뿌리로 만든 야채 수프로 이 수프는 한국의 고추장과는 차별되는 독특한 붉은 색을 띤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비트 뿌리로 만든 수프를 석수시장에 계시는 아줌마들에게 나누어 드렸을 때, 이들은 수프의 맛과 색깔에 다소 어리둥절해 하셨다. 워크숍 동안 식당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나의 수프 레시피가 나누어졌다.

6) 협업
한국 협업 작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의 프로젝트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나는 한국어 구사 능력이 없기 때문에 석수시장 상인들에게 그들의 삶과 가족, 미래의 꿈과 희망에 대해 결코 물어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나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관찰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주영은 내가 준비한 일련의 질문들을 토대로 시장 상인들로부터 이야기를 모아 글로 쓰고 편집하였다. 그리고 내가 수작업으로 신문을 만드는데 글들을 따라 그릴 수 있도록 준비해 주었다. 

7) SAP2010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이번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경험이었다. 나는 수 년 동안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해 굉장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으며, 안양과 석수시장 안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한국의 삶의 방식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내가 방문했던 모든 나라에서 나는 항상 그곳 사람들의 일상과 삶의 방식에 대해 가장 흥미를 느낀다. 내 작업은 항상 나의 개인적인 삶과 연관되어 있으며, 석수시장 안에서 작업하는 동안 나는 한국 사람들의 개인적인 삶과 한국의 현실 그리고 이 장소의 독특한 ‘정취’에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신문을 위해 질문을 하면서 한국의 습관과 관습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들이 우리와 함께 나누었던 모든 이야기와 뉴스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나는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 열심히 일하고, 매 순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지에 대해 감탄한다. 또한 나는 한국 사람들의 친절함을 즐겼다. 석수시장은 굉장히 정겹고 집 같은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었고, 스튜디오에서 혼자 작업하는 것 보다 지역 주민들과 관계를 맺고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휠씬 흥미롭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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